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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면-박하]그들의 이름 불러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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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8
콩이 어느 덧 가슴 높이까지 자랐다. 사실 진작에 풀약을 줬어야하는데, 길어진 장마로 밭이 마를 날이 없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콩은 확실히 콩인 줄 알겠는데, 사실 나머지 식물 그러니까 잡초라고 불리는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들도 식용이 가능하고 약효도 있지만 대중적이지 않고, 땅 주인에게는 필요없다는 이유로 대량 학살을 당하고 있다.
그들의 이름이 궁금해졌다.
일단 하나 확실한 건, 작년에 심었던 녹두이다. 올해는 메주콩을 심은 까닭에 녹두도 콩의 생육을 방해하는 잡초가 되었다.
두번째 명아자여뀌.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서 이름을 몰랐을 뿐이지 매년 자주 바왔던, 잔디밭에서도 보았던 익숙한 풀이다.
세번째 자귀풀. 잡초인데, 나름 수수한 매력이 있다.
그들의 이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바랭이, 쇠비름, 개비름, 깨풀, 마디풀, 방동상이, 명아주 등 다양한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고, 나는 오로지 콩만 남기고 모두 제거 했다.
제초작업을 마치고 깔끔해진 밭.
맨날 고라니 밥이 되어 잎이 없어도, 생명력은 대단하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화단의 꽃들도 잡초들과 같은 식물인데 아름다운 이유로 예쁘게 보호받고 사랑받고 있었다. 그것도 그들의 사는 방법이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