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공간
HOME > 회원공간 > 회원들 사는 이야기
[회현면-박하]적당히 행복한 삶의 유지 조건
- 관리자
- 0
- 356
- 글주소
- 08-08
동네의 작은 카페에서 갓 볶은 원두로 핸드드립커피를 내려 마신다.
사람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어서.. 산을 가지고 있으면 조그마한 다랑이 밭이라도 만들어 활용하고 싶고, 다랑이 논들이 모이면 하나 큰 밭으로 만들어서 활용하고 싶어진다. 언제가 어렸을 때 보던 만화에서 숲을 마구마구 개발하던 개발자가 생각났다. ‘너구리 대작전’의 숲 개발자가된 느낌이였다. 나는 개발자는 아니고 농민인데 왜 그런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다. 고라니가 다니던 곳을 밭으로 만들며 괜히 고라니의 터전을 뻇아가는 것만 같아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가 하는… 그런 이상한 생각.
200평 농사가 어느덧 20,000평으로 100배 늘어났다. 어떻게 보면 자연적이지 않은 농사를 업으로 하면서 아이러니하게 자연을 생각하는 삶을 산다.
우리집 뒤에는 상수원보호 구역으로 묶여 45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았던 청암산이 있다. 그 곳에서 청아한 숲 공기가 내려오고, 여름에는 해를 막아주고, 겨울에는 바람을 막아준다. 시간이 있으면 뒷산을 걷는다. 특히 새벽 안개가 낀 숲의 향기가 나는 좋다.
이런 공간을 지키기 위해 작은 실천을 한다. 시골에 살면 사실 음식물 쓰레기가 즉시 처리된다. 어제는 수박 껍질을 닭들에게 주기 위해 싸왔다. 오늘은 햇빛 쨍쨍한 환경에 몸살을 앓고 있는 수국에게 커피박을 뿌려주었다.
그 아래에는 몇일 전 깍은 잔디가 깔려있다. 풀도 안올라오고 습도 유지도 되고 유기물도 공급하는 천연퇴비. 오늘도 커피 한잔에 어먼 생각을 한다.
출처 : 동네작가 상세-대한민국 귀농귀촌 대표 포털 그린대로 (greendaero.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