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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면-박하] 시골, 간소한 공간과 포근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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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8-01
28살의 내가 꿈꾸던 집.
첫째, 주택은 정남향으로 겨울에는 해가 끝까지 들어오고 여름에는 해가 한줌도 들어오지 않을 것. 둘째, 가족들이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넓고 포근한 티비 없는 거실. 셋째, 아이들의 방은 동쪽에서 해가 뜨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
넷째, 안방은 문이 열려 있어도 거실에서 보이지 않을 것. 다섯째, 심플한 구조로 하자를 최소화 하는 것.
여섯째, 불필요한 공간이 없을 것. 일곱번 째, 맞바람이 치는 창문을 만들어서 탁한 공기가 머무르지 않을 것.
여덟번 째, 벽보고 설거지 하지 않을 수 있는 부엌. 아홉번째. 현관에 자전거 등을 놓아 둘 수 있을 것. 열번째, 넓지 않아서 청소하기 편한 간소한 공간.
모눈 종이에 내가 원하는 공간을 그려 보았다. 그렇게 지어진 시골 집. 솔직히 남들이 봤을때에는 조금 이상했을 것 같다. 하나 밖에 없는 도면, 그리고 내가 살기 편한 간소한 공간.
그 공간에서 포근한 일상을 추가한다. 내가 원하던 모습으로 삶을 하나하나 수선해간다.
자기주도적인 아이들의 밝은 미소, 새벽에 마시는 따뜻한 핸드드립커피 한잔. 내가 좋아하는 책들.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순간. 건강한 자연식품으로 가득찬 냉장고… 설레이는 것들만 남겨 놓기.
언제쯤 나는 내 삶을 최적화 할 수 있을까. 나도 나이가 한살 한살 늘어가는가 보다.
벌써 7년째, 시골에 집을 지어보니 인생의 큰산을 하나 넘은 느낌이다.